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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바른 생각을 알고자 하는 성서해석”

 

- 복음주의 신학자 칼 바르트의 성서이해 연구-

 

 

 

 

담당교수 김 재 진

 

 

 

 

 

본 논문을 복음주의 신학연구 기말 과제로 제출함

 

 

2010년 6월 22일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

조직신학 전공

201071016

김 봉 한

- 목 차 -

 

Ⅰ. 서론 .......................................................................................................... 1

A. 연구의 목적 및 방법 ................................................................... 1

B. 연구범위 및 개요 .................................................................................... 1

 

Ⅱ. 해석의 주체가 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성서해석............................ 2

A. 삼위일체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의 방법 ............................................................. 2

1. 하나님 주체되심의 성서해석............................................................... 2

2. 성령 주체되심의 성서해석 ................................................. 2

3. 그리스도 주체되심의 성서해석 ................................................. 3

B. 계시인식의 유일한 창(窓)인 성서 ................................................ 3

1. 해석의 가능성(신인식)을제공하는 성서........................................................ 3

2. 신인식을 통한 성서해석 .................................................................................. 4

C. ‘전적타자’이신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의 방법 ............................. 4

1.탈신성화의 성서해석........................................................ 4

2.중심적 주제를 향한 성서해석 ................................................. 4

3.변증법적 성서해석 ................................................. 5

4.현실적합성을 지향하는 성서해석 ................................................. 5

 

Ⅲ. 해석을 허락 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성서해석.................................. 6

A. 초월자이신 하나님의 계시로서의 성서의 권위 ..................................... 6

1.계시인식의 보증으로서의 성서............................................................ 6

2.교회와 성서의 관계 ................................................. 6

B. 구원자이신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의 방법 ........................................ 7

1.바르트의 신학체계 - 복음주의신학 ............................... 7

2.계약신학적 성서해석 ................................................. 7

3.성서의 내적원리에 충실한 성서해석 ................................................. 8

4.기독론 중심의 성서해석 ................................................. 9

 

Ⅳ. 결론 .................................................................................................................... 10

A.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바른 생각’을 찾는 성서 이해 ........................... 10

B. 오늘날의 교회에 있어서의 바르트 성서이해의 의미........................................ 11

 

※참고문헌 .............................................................................................................. 12

Ⅰ. 서론

 

A. 연구의 목적 및 방법

 

교회의 흥망성쇠는 교회의 행동과 삶을 안내해주는 신학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신학은 자신의 연구 대상인 하나님에 대한 계시를 성서에서 얻게 되기에, 신학의 내용과 특성은 신학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에 의하여 좌우 된다고 할 수 있다. 교회의 역사는 성서에 대한 각 시대 신학의 관점과 해석에 따라 다양한 신학의 모습들을 보여주었으며, 이에 따른 각 시대 교회의 흥망성쇠의 모습들도 함께 보여주었다.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후예인 슐라이에르마허(Friedrich Schleiermacher)와 딜타이(Wilhelm Dilthey), 그리고 가다머(Hans-Georg Gadamer)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에 강하게 영향을 받은 19세기의 자유주의신학은 성서를 역사 속에서 기록된 인간의 전적인 산물로 이해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성서를 다른 문헌들과 마찬가지로 역사비평과 편집비평, 문학비평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간학적 비평방법에 따라 해석하여 신학을 전개하였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기독교 진리의 상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교회의 쇠퇴에도 일조하였다.

자유주의신학의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칼 바르트(Karl Barth)는 자유주의신학의 성서해석의 방법을 벗어나 성서에서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바른 생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바른 생각”을 찾고자 하였다. 바르트의 성서해석 방법은 철저히 신학의 대상이시자, 교회 존립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 방법’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바르트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은 신학을 그 위기에서 구해냈다.

실존의 토대와 권위의 해체를 특징으로 하는 오늘날의 포스트모던주의 사회 속에서 현존하는 교회에 요구되는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은 무엇일까? 윤철호는 바르트의 성서해석의 방법을 오늘날에 다시 조명하면서 바르트가 성서 텍스트의 신학적 메시지의 주제에 주의를 다시 돌린 것에는 공헌하였지만, 그의 해석이론은 해석에서의 다원적인 전이해와 전제의 정당성에 관한 오늘날의 해석학적 논의를 애초부터 차단하였기에 오늘날의 탈근대적이고 다원적인 오늘날의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포드(David Frank Ford)는 바르트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이 하나의 사건의 틀을 절대시한 나머지 하나님께서 다른 방식들을 사용하여 자신을 나타내실 수도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한다. 이러한 윤철호와 포드의 바르트 성서해석에 대한 연구와 비판은 진리의 다원성을 인정하고 종교 간의 대화를 강조하는 오늘날의 포스트모던주의적인 시각에서 볼 때에는 일면의 정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바르트 성서해석에 대한 연구는, 성서에 근거한 기독교 진리의 절대성과 신학에 있어서 성서의 권위를 지키고자 노력한 바르트 본연의 관점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데에 그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철저하게 신중심의 신학적 해석을 추구하였던 바르트의 관점에 유의하여, 그의 1차 자료들을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바르트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기초로 오늘날의 포스트모던주의 속에 있는 교회의 성서이해에 적용할 수 있는 점과 교훈을 도출해 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B. 연구범위 및 개요

 

1968년에 생애를 마감할 때까지, 칼 바르트가 남긴 글들은 방대하며, 그의 성서에 대한 견해들은 여러 문헌들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연구에 있어서 그의 책과 문헌들을 모두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으로, 본 논문의 연구 범위는 바르트가 직접 저술한 1차 자료의 번역본으로 하되, 그가 자유주의 신학과 결별하는 때인 초기 문서에 해당하는 <성서 안에 있는 새로운 세계>와 <성서적 질문, 통찰과 전망>,「로마서 강해」제2판의 서문, 그리고 그의 후기 문서에 해당하는 <계시, 교회, 신학>과 말년에 은퇴하면서 행한 마지막 강연들이 수록된「복음주의 신학입문」을 참고하여 그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을 연구해 보고자 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논문의 본론부인 Ⅱ장에서는 그가 자유주의 신학을 극복하면서 하나님의 초월성과 신성을 강조했던 <성서 안의 새로운 세계>와 <성서적, 질문 통찰과 전망>,「로마서 강해」제2판 서문에서 나타나는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특징들을 고찰해보고, 이어서 Ⅲ장에서는 <계시, 교회, 신학>과「복음주의 신학입문」에 나타나는 성서이해와 해석의 방법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본 논문의 결론인 Ⅳ장에서는 바르트 신학의 성서이해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을 제시함과 함께 그의 성서관이 현대의 교회와 신학에 주는 의미에 대하여 평가를 내릴 것이다.

 

Ⅱ. 해석의 주체가 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성서해석

 

A. 삼위일체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의 방법

 

1. 하나님 주체되심의 성서해석

 

1916년 칼 바르트는 투르나이젠(Rudolf Thurneysen)이 목회하는 렌트빌 교회에서 <성서 안에 있는 새로운 세계>란 제목으로 강연을 열었는데, 그는 이 강연에서 인간학적 원리를 동원하는 19세기 자유주의신학의 성서해석의 원리에 반대하여 ‘성서 안에서 발견되는 초월적인 하나님의 세계’로부터 출발하는 성서해석의 원리를 제창하였다. 바르트는 이 성서해석의 원리에 따라 19세기의 일반학적인 성서해석의 방법(특히 역사비평)으로는 찾아낼 수 없었던 하나님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전적으로 새로운 역사’를 성서 안에서 발견하였으며, 이 역사의 결정적인 원인은 하나님임을 성서 자체가 증언하고 있다고 한다. 바르트에 의하면 성서 사건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성서 안에는 바로 인간의 이야기가 아닌, 하나님이 주체가 되어 일어난 하나님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성서 사건의 주체가 하나님이 되시듯이, 바르트에 의하면 성서에 대한 바른 해석의 가능성도 철저하게 해석의 주체이신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이 된다.

 

2. 성령 주체되심의 성서해석

바르트는 “성서 안에서 하나님의 은총이 우리와 만나고, 우리를 이끌고 성장하게 할 때, 성서는 우리에게 바르게 열린다”고 말한다. 바르트에 의하면 성서는 인간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해석하며, 우리가 성서에서 “자신을 초월하여 최고의 대답을 붙잡기 위해서”는 성서에 있는 성령의 강을 따라가야 한다. 즉, 바르트는 우리가 성서를 통하여 하나님이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최고의 답을 찾기 위하여 믿음 안에서 성서를 읽는 가운데에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함을 강조하면서, 성서해석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을 배제한 19세기의 성서해석 방법론에서 완전히 벗어남을 보여주고 있으며, 해석자의 성서해석의 적합성이 성령에게 있음을 강조한다.

 

3. 그리스도 주체되심의 성서해석

 

우리가 성서 안에서 발견해야 할 진정한 내용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바르트의 답을 아래의 인용문에서 찾아볼 수다.

 

“성서의 내용을 이루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바른 생각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바른 생각이다” 성서는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과 말해야 하는가를 말하지 않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하는가를 말한다.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에게 이르는 길을 발견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그가 우리에게 오는 길을 추구했고 발견했느냐를 성서는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가 하나님과 이루어야 할 바른 관계가 아니라, 그가 믿음 안에서 아브라함의 자녀인 모든 사람들과 맺은 계약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유일회적으로 날인한 계약이 성서 안에 있다. 성서 안에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성서 안에 있다.“

 

바르트에 의하면, 우리는 성서 안에서 인간 실존의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바를 따라서 발견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유일회적으로 맺으신 계약의 구원사건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바르트에 의하면 성서의 중심을 이루는 내용은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택하신 길, 즉 그가 성육신을 통하여 영원의 세계에서 유한한 인간의 세계로 자신을 계시하신 ‘하나님의 계시된 말씀’인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으로, 그 분의 계약에 따른 이 ‘하나님의 말씀’의 구원 사건이 “우리를 위해 성서 안에 있으며”, 하나님의 은혜에 의하여 우리에게 제공되어 증언되고 있다고 한다. 바르트의 견해에 따른다면, 해석자는 성서 텍스트를 해석함에 있어서 먼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하는 이 방식과 내용을 성서 안에서 발견하고자 하고, 이에 안내를 받는 가운데에서 성서를 해석해야 할 것이다.

 

B. 계시인식의 유일한 창(窓)인 성서

 

1. 해석의 가능성(신인식)을 제공하는 성서

 

바르트에 의하면 “인간의 본질은 하나님을 찾으려고 절규하는 존재”이다. “단 하나의 그 진리”이신 그 선한 분을 인간은 어떻게 찾고 인식할 수 있을까? <성서 안에 있는 새로운 세계>에서 바르트가 성서에 기록된 사건의 내용(행동)과 성서해석에 있어서 하나님의 주체되심과 초월성을 강조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4년 뒤인 1920년에 그가 아라우에서 강연한 <성서적 질문, 통찰과 전망>에서는 성서에 의한 신인식의 획득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바르트에 의하면 “성서는 우리에게 신인식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신인식은 “우리가 해석하려고 시도할 때, 항상 이미 출발점으로 삼는 전제”가 되며, 믿

는 자에게 해석의 가능성으로 열리게 된다.

 

2. 신인식을 통한 성서해석

 

바르트는 성서에서 하나님의 구원사의 체험들이 보도 되고 있음을 주목하며, 이러한 특수한 현상은 우리의 해석을 요구하지만, 그것들은 우리의 종교심이나 경건, 체험 등의 인간적인 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성서의 체험 안에는 그 어떤 심리학적 감정이입과 재구성의 수단으로써도 체험으로 보여줄 수 없는 결정적인 요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즉, 바르트는 “영은 영을 통해 이해된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의 영에 감동을 받은 증언자들이 기록한 성서는 오직 그것을 기록하게 하신 주체인 성령의 조명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으로 바르트가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바르트는 성령이 텍스트의 해석자에게 주시는 신인식을 통한 성서의 해석을 말한다. 그리고 성서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역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인식의 가능성과 인식의 과정, 나아가서 해석자의 해석까지도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과 허락에 달려 있는 문제로 보고 있다.

 

C. ‘전적타자’이신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의 방법

 

1. 탈신성화의 성서해석

 

김명용에 의하면 1922년에 출간된 칼 바르트의「로마서 강해」제 2판은 칼 아담스(Karl Adams)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으로 표현한 것처럼, “세계 신학계를 뒤흔든 충격의 저술”이었으며, 이「로마서 강해」제 2판에서 바르트는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 속에 존재하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이 세계를 신성화하고자 하는 모든 자유주의적 요소들을 철저히 배격했다고 한다. 이렇게 세계의 탈신성화(인간 이성의 탈신성화)의 신학을 기획한 바르트는「로마서 강해」제 2판 서문에서 자신의 성서해석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는데, 그는 먼저 “신적인 것은 내가 아는 한... 전형적인 말이 아니다”로 자신의 성서해석 방법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의 초월성이 전제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2. 중심적 주제를 향한 성서해석

 

그러나 바르트가 성서해석에 있어서 이렇게 신적 주체의 초월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해석에 있어서의 모든 문학적인 방법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바르트는 하나의 역사적 원전에 대한 비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원전이 분명히 말하고 있는 문제 자체(die Sache)에 기준하여 측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원전 안에 주어진 모든 대답들이 자체와 분명하게 대치하고 있는 질문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이 질문들은 다시금 모든 질문들을 자체 내에 내포하고 있는 근본질문(die Kardinalfrage)에 다시 돌아감을 의미하며, 원전이 말하는 모든 것을 오직 유일하게 말해질 수 있고 또 실제적으로 그렇게 말해지는 바로 그것의 빛 가운데서 풀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르트는 “나는 다시 한번 분명하게 역사-비평학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성서해석에 있어서의 역사비평적인 방법의 사용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이 해석방법을 수용하되, 좀 더 정확한 성서이해를 위하여 역사비평학을 뛰어넘어 성서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주제내용을 파악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성서 해석방법을 강조한다, 바르트에 의하면 이러한 해석은 성서 본문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임으로 가능하게 되는데, 이러한 바르트의 견해에 대하여 윤철호의 해석을 덧붙이자면 바르트의 성서해석에 대한 주된 관심은 “단어, 문장, 개념에 대한 상세한 역사적, 주석적 연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서 텍스트의 주제를 밝히는 데”에 있다.

 

3. 변증법적 성서해석

 

바르트는 자신의 성서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체계를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바 시간과 영원 사이의 ‘무한한 질적 차이’ 바로 그것” 이라고 하며, 이 말에 대한 해석과도 같은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 위에 있다.”로 표현되는 하나님과 인간의 상호 간의 관계가 그에게 있어서 “성서의 주제와 철학의 요지(die Summe)가 하나로 되는 것”이고, 성서는 이 해석학적 지평 융합의 교차로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바르트는 성서 텍스트에 대한 인간 실존의 불가능한 이해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해결된다고 본다. 바르트에 따른다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없는 하나님의 심판(No) 가운데 있는 인간이 성서텍스트 안에서 하나님을 인식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적합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은, 우리가 받을 심판을 스스로 감당하시어 스스로 하나님의 부정(No)을 취하시고, 다시 하나님의 긍정(Yes)을 받은 단 한 분, 하나님의 자기계시인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Yes)을 통해서만 성립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4. 현실적합성을 지향하는 성서해석

 

「로마서 강해」제 2판에서 바르트는 자신의 성서해석의 경향을 분명하게 드러내는데, 바르트는 자신이 고대의 안디옥학파와 같이 성서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현대에 적용하고자 하는 현대의 성서주의자도, 마르시온주의자와 같은 영지주의적인 성서해석가도 아니라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 바르트는 성서 텍스트에 대한 해석은 적절하게 현대의 상황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지, 정통주의적인 성서주의자들처럼 성서 텍스트의 문자 하나 하나가 축자적으로 완전하게 영감되었기 때문에, 현대에도 동일하게 통시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견해에 반대하면서, 성서의 문자적 해석을 완전히 무시하고 문자 뒤의 영적인 의미의 해석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해석에도 반대한다. 그리고 바르트는 자신의 성서해석의 입장을 밝히는데 그것은, “자신이 로마서 강해의 내용에 관한 사항으로 피력하고자 하는 것은 소위 ‘순전한 복음’이 아니라 ‘현실적인 복음’”이며, 이 “현실적인 복음을 파악하는 길을 거치지 않고는 순전한 복음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은 보지 못하였다”고 하는 그의 말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즉, 바르트는 성서 해석에 있어서 성서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주체로서의 하나님의 주체성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초월적 성서해석은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초월하여 모두 동일하게 공시적으로 적용되도록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변증법적으로 하나님의 초월적이고 주권적인 영향 아래에서(그리스도가 해석학적 만남의 교차로가 된다) 인간의 실존에 합당하게 일어나는 성서해석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Ⅲ. 해석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성서해석

 

A. 초월자이신 하나님의 계시로서의 성서이해

 

바르트의 후기 문서로 부류되는 <계시, 교회, 신학>은 1934년에 파리에서 바르트가 행한 세 강연의 합본으로 구성된 그의 논문으로, 하나님 계시의 인식과 내용, 그 본질과 관련된 그의 연구를 다루고 있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사항들과 관련하여 바르트가 성서를 어떻게 이해하며, 성서를 어떻게 해석하고자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계시인식의 보증으로서의 성서

 

계시는 우리에게 어떻게 인식될 수 있는가? 바르트에 의하면 “만 일회적으로 일어났고… 취소될 수 없으며 반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계시는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월적인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성서의 증언에 의존한다고 바르트는 말한다. “성서가 계시에 대하여 증언하기 때문에, 우리는 믿음 가운데서 계시를 인식할 수” 있으며, 계시에 대하여 증언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르트에게 있어서 계시의 내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르트에 의하면 계시의 내용은 “이미 완성된 화해”로서 하나님의 용서의 행위, 성화의 행위, 약속의 행위이다. 그리고 이것은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이러한 화해 행위로의 경험을 만난 증인들에 의하여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2. 교회와 성서의 관계

 

바르트의 하나님은 인간에게 ‘전적타자’의 대상으로 서 계신 분이시다. 바르트는 “하나님은 하나의 힘(Macht)이나 진리가 아니며… 인간이 발견할 수 있고 신성의 칭호로 옷 입힐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즉, 바르트에게 있어서의 하나님은 인간에 대하여 전적으로 자유로운 분이시며, 인간에게 초월적인 가운데 계시를 통해 자신을 알리시는 인간의 주인이시다. 그리고 성서는 이러한 하나님의 계시의 매개자로서, 바르트에 의하면 ‘하나님은 성서를 통하여 그의 위해한 행위들을 언어로 성서에서 말씀하신다.’ 따라서 인간이 성서를 통해 하나님의 계시를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이러한 인식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가 인간에게 들려지게 되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곳에서 교회가 생성된다. 따라서 교회와 성서의 관계는 성서가 교회를 다스리는 관계가 되어야 하지, 교회가 성서를 지배하는 관계 되어서는 안된다고 바르트는 말하는데, 여기에서 그가 성서와 교회의 관계를 루터와 칼빈의 종교개혁적 신학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수용하고 있으며, 반대로 교회가 성서를 해석하고 지배하는 로마 카톨릭적인 성서와 교회 관계 의해를 지양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난다.

 

B. 구원자이신 하나님 중심의 성서해석의 방법

 

「복음주의 신학입문」은 칼 바르트가 교수직에서 은퇴하기 전에 1961-1962년 사이에 바젤대학에서 행한 강연들을 모아서 펴낸 책으로, 이 강연들은 바르트가 평생 연구해온 그의 신학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나타난 그의 성서이해를 연구하는 것은, 바르트의 후기 신학사상에 있어서의 성서관과 성서해석 방법의 핵심을 살펴보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아울러 자유주의신학과 결별한 이후로 그가 줄 곧 추구해 왔던 그의 신학에 있어서의 일관된 성서관을 살펴보는 작업도 될 것이다.

 

1. 바르트의 신학체계 - 복음주의신학

 

바르트는「복음주의 신학입문」서설에서 자신이 교수로서만 40년간의 세월 동안 “복음주의신학의 영역에서 활동”해 왔으며, 이 책에서는 다른 여러 신학들을 비교하여 연구하거나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주의신학을 소개하려는 데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에 의하면 ‘복음주의 신학’이란 “다른 신학들과는 달리 복음의 하나님을 대상으로 하는 바 복음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시며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행동하시는 이 하나님을 이 하나님에 의하여 제시된 방법으로 인지하고 이해하며 언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신학하는 방법과 성서를 해석하는 출발점이 전적으로 삼위일체로 현존하시는 ‘전적타자’의 초월자이신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성서에서 계시된 이 하나님의 구원역사와 이에 대한 증언들을 성령의 조명과 신앙의 빛 아래에서 해석하여 신학적인 이해를 얻고자 하는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학은 그 신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그 신학의 전체체계와 세부 이론들이 정립되게 된다. 따라서 바르트의 신학체계와 그의 성서론을 비롯한 다른 신학이론들도 그의 ‘복음주의 신학’이라는 정의에 따라서 전개되고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계약신학적 성서해석

 

기독교의 신학은 세상과 인간 그리고 신학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인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지식들을 성서를 통해 얻는다. 즉, 신학에 있어서 성서해석의 방법은 성서 속에 나타난 계시와 인간의 행동, 세계를 해석하여 자료를 얻는 기능이자, 인식원리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성서해석의 방법과 원리는 신학의 정의와 과제에 따라서 세워지게 된다. 그리고 바르트에 의하면 복음주의 신학의 과제는 하나님의 “은혜의 계약”과 “평화의 계약”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완벽한 내용과 완벽한 형태로 듣고, 이해하며, 말하고 섬기는 것으로, 바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복음주의 신학은 이 전(全) 말씀에 귀를 기울여 경청해야 하고 응답해야 한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의 역사와의 관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를 가지고 말씀되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와의 관계에서 이스라엘의 역사를 가지고 말씀되었는데, 이는 하나님을 반역한 인간과 이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계약에 관한 것이다.”

 

즉, 복음주의 신학의 과제는 성서에서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분이 주체가 되셔서 인간과 맺으신 계약의 내용(특히 그리스도)을 해석하여 이해하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신학의 과제에 따라 바르트의 신학 역시 성서론, 성서해석의 방법에서 기독론적, 계약신학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바르트에 의하면 구약성경은 이스라엘과 관계하시는 야훼께서 그분의 백성에게 “살아있는 음성”으로 들려준 말씀을 후세대의 회상을 위해 각 시대의 교양과 언어의 지평에서 기록하게 하심에 따라 기록된 문서들이며, 신약성경은 예수 부활의 증인들의 증언이 담긴 문서로, 1세기 원시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에 대한 증언들을 수집하여 증명한 신빙성있는 문서이다. 바르트는 이러한 신구약 성경의 관계를 “신약성경은 구약 속에 감추어져 있고 구약성경은 신약에서 분명해진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바르트가 신약과 구약을 어느 한쪽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며, 상호해석적인 관계로 이해하며, 신·구약 성경에 ‘하나의 대상’에 대한 다양한 증언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서로 내용적 통일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바르트는 신구약 성경 안에는 하나님의 행적과 말씀에 대한 다양한 증거들이 있음을 인정하는데, 바르트는 이러한 상이한 본문들을 해석함에 있어서 무엇보다 계약신학에 근거를 둔 성서내적인 해석의 원리를 강조하며, 성서해석에 있어서 역사비평과 본문비평, 문화-심리학적인 해석의 틀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에 의하면 성서의 해석은 “성경적 증인들의 관심과 관점, 그리고 이들의 언어와 신학의 심리학적, 사회학적 및 문화적 조건에 달린 것”이 아니다. 바르트에게 있어서 성서해석에 관하여 중요한 것은 성서의 주제가 말하는 것에 따라 해석하는 것인데, 그에 의하면 이것은 성서의 다양한 증언의 양태 속에서의 통일성으로 나타나는 “하나님과 인간의 계약의 현실성과 계시”로, “성경의 증인들이 증거하는 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자세한 계약의 역사, 교통, 대립투쟁 및 교제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르트는 성서에서 하나님의 철저한 주권과 은혜에 달려 있는 계약에 근거한 하나님의 주권행동인 계약의 역사를 성서의 중심주제로 인식하여 해석하고자 한다. 그에 의하면 해석자는 “하나님의 풍요로운 실존, 행동 및 계시를 만나는 학교”인 성경에서 인간이 아닌 하나님의 이 계약행동을 발견해야 한다. 이를 요약하여 볼 때에 바르트에게 있어서 신학적 해석의 작업은 다름 아닌 신구약 성서 안에 있는 구원의 계약사를 통해 표현되는 풍요로운 하나님의 행동과 말씀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성서의 내적원리에 충실한 성서해석

 

바르트의 성서해석의 방법은 하나님이 주체가 되시어 성경의 주제에 대한 이해를 인간에게 열어주시는 성령의 영감을 강조하는 것이지만, 성서가 어제와 오늘이 동일하게 해석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바르트는 성서주의자들의 성서해석을 따르지 않으며, 성서해석에 있어서 성서의 또 다른 측면인 인간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됨을 강조한다. 그에 의하면 ‘성경은 인간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반사시키고 메아리치고 있기에, 항상 새롭게 해석되어져야 한다.’ -이것은 바르트가 교리주의적이고 전제적인 성서해석에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서가 이렇게 인간적인 측면이 있는, 인간의 삶의 자리에서 인간에 의해 기록한 문서라고 하더라도, 바르트는 성서가 일반해석학적 원리에 의해 모두 밝혀질 수 없음을 강조한다.

 

“성경의 중심내용인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각 책의 어느 장이나 어느 구절에 있어서도 단순히 자명한 것으로 전제될 수 없고 이 하나님의 말씀은 아주 단순한 것이지만 언어학적 비평과 역사적 비평과 분석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가까운 본문들의 관련과 보다 먼 본문들과의 관련도 주의 깊게 연구하며, 가능한 분별의 수단을 사용하여 탐구되지 않으면 안된다. 신학은 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물음만을 가지고 성경기자들과 본문들의 의도에 상응하게 될 것이고 들어맞게 될 것이다. 현대인이 진정 성경에 대하여 진지한 관심을 가진다면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 성경의 중심내용이 무엇인가를 보다 자세히 아는 일이다.”

 

바르트는 “성경적 표현을 현대인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과 “언어학적 열쇠의 방법을 사용하여 현대인에게 말하고 이해시키는 일”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서 역사비평 방법과 같은 일반학적인 해석의 원리는, 그의 초기문서인「로마서 강해」제 2판 서문에서 말한 것과 같이 성서해석에 있어서 부차적이며 예비적인 작업으로 취급되며, 마찬가지로 성서의 중심주제와 상통하는 ‘근본질문’(die Kardinalfrage)에 의하여 성서가 이해되고 해석되어야 함이 동일하게 강조되고 있다.

 

4. 기독론 중심의 성서해석

 

전술한 바와 같이 바르트는 성서의 모든 사건들은 이 ‘중심내용’에 근거하여 이해되고, 해석되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중심내용은 하나님의 구원의 계약의 사건이며, 영원에서 시간으로 돌입한 하나님의 말씀의 개입, 성육신 하신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이자 하나님의 계시 자체로서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다. 바르트는 성경에서 이 중심내용 외의 사건과 내용들 즉, 영원과 시간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 계약사건인 그리스도 외에, 예를 들어 가나안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술이나, 도덕과 윤리적 차원(혹은 율법)을 다루는 말씀들을 성경의 구조에 비추어 보아 중심원을 아우르고 있는 주변적인 동심원으로 보는데, 이것들은 “주변적이기는 하지만 모두 의미 있고 중요하며 필수적”이고 이러한 주변사건들은 “각각 자기의 특수 진리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 자기 자리에서 전체를 대표하고 반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성서의 주변 주제들에 대한 바르트의 해석은 그가 성서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표현되는 하나님의 구원 사건뿐만이 아니라, 주변적인 사건들도 무시하지 않고 어느 정도 긍정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성서의 주변적 사건들이 바르트에게 있어서 성서해석에 대한 ‘제2의 원리’나 성서 본문의 어느 한 특정한 영역에서 독보적인 해석의 원리가 되는 것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바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나님의 행적과 말씀이라고 하는 통일성(一者)으로부터... 다양한 것들의 각각에 고립시킨 다음 이 중 그 어떤 것을 제 2의 중심으로 이해하고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요, 중심 자체로 이해하고 해석되서는 더욱 안될 것이다!”

 

바르트에 의하면 성서의 구조와 그 해석에 있어서는 구원역사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 후에 주변의 다자(多者)가 존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르트에 의하면 계시된 말씀이시며, 기록된 말씀의 근원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 중 그 어떤 것도 중심이 되는 것을 허락지 않으며, 자신과 경쟁하는 제2의 중심을 만들도록 허락치 않는다” 즉, 성서의 모든 내용은 중심원인 하나님의 말씀인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을 중심으로 해석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또 다른 사건이 하나의 중심을 이루는 타원형의 해석 구조를 이룰 수는 없는 것이다.

이어서 바르트는 기독론 중심적인 성서해석의 방법을 조직신학의 체계에까지 확장하여 적용한다. 그는 단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이 분 이외에 그 어떤 조직신학적 체계 원리가 있을 수 없다” 말한다. 그에 의하면 신학은 이 기독론을 중심으로 체계화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그가 말하는 복음주의 신학의 정의와 과제에 충실히 따라서 신학을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바르트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이지도 않으며, 성서의 중심내용을 핵심으로 삼지않고, 신학의 대상이 제시하는 신학의 방법을 고려하지 않는 철학적 신학을 거부한다. 그리고 신학적 인식의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출발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지향하는 방법인 “신앙의 지성”(intellectus fidei)을 이야기 한다. 기독론적이며, 신앙적인 이 신학적 인식은 역시, “성경의 다양한 요소들을 동일화시키거나 평준화시키는 인식이 아니라 하나의 구심점(球心點)을 향한 인식”인 바, “중심을 둘러싼 여러 주변원들의 각각의 특성을 그 나름대로 평가하는 인식”이요, “이 주변원들의 중심들로부터 하나의 참 중심을 향하는 구심지향적 인식”으로, 기독론 중심적인 성경해석과 그 맥락을 같이 하여 작용하는 것이다.

 

Ⅳ. 결론

 

A.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바른 생각’을 찾는 성서이해

 

전술한 Ⅱ장과 Ⅲ장의 본론 부에서 우리는 칼 바르트 신학에 있어서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들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바르트에게 있어서 성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체가 되시어 그분을 계시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성서는 구원의 계약에 따라 하나님이 보내신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사건을 경험한 증인들이, 인간의 계시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주시는 성령의 역사에 의하여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인 것이다. 바르트는 성서가 바로 접촉할 수 없는 초시공(超時空)의 세계에 계시는 ‘전적타자’로서의 하나님께서 시·공 속에 갇혀 있는 유한한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매개자가 된다고 한다. 성서에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말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성서는 삼위일체 하나님 중심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전적타자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구원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구원사건을 중심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즉, 바르트에게 있어서 신학은 바로 이 성서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계시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정당하게 인식하고 해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해석의 주체가 되시고 인간의 해석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을 찾는 이러한 그의 변증법적인 해석의 방법은, 신학의 인식과 자료를 산출하는 기능을 하는 성서해석의 방법에 있어서도 초월자이신 하나님의 주체되심과 성령의 조명을 전제하게 하고, 성서의 중심이자 주제인 그리스도의 사건이라는 내적원리를 해석의 주된 방법론으로 수용하는 신앙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방법이었다.

 

B. 오늘날의 교회에 있어서의 바르트 성서이해의 의미

 

교회의 흥망성쇠는 교회의 신학에 달려 있으며, 신학은 자신의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에 의하여 좌우된다.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에 따라서 교회가 보는 하나님이 달라지게 되며, 그에 따라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 세계관도 함께 따라서 변화되기에 성서관의 정립과 성서해석의 문제는 교회와 신학에 있어서 무엇보다 큰 책임이 따르는 중대한 문제가 된다.

19세기의 신학과 교회가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자유주의를 거쳐 신앙과 성서의 권위에 ‘해체’를 경험하면서 고통을 겪었다면, 21세기인 현 시대의 교회와 신학은 포스트모던주의 라는 또 다른 새로운 사조 속에서 다시금 신앙과 성서권위의 해체라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포스트모던주의는 우리의 전통과 문화, 삶의 질서, 학문 등, 삶의 모든 자리에서 실존의 토대와 실존을 보장하는 특정 권위의 해체를 불러옴과 동시에, 교회의 신앙의 토대요, 신학의 토대인 성서에 대한 관점과 성서해석에 대한 토대와 방법들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학적인 위기의 상황에서 바르트의 하나님 중심적인 성서관과 성서해석의 방법은 우리에게 성서 본연의 메시지에 충실하는 신학적인 반성과 신앙적인 교훈을 불러일으켜 줌으로, 교회와 신학을 포스트 모던주의의 해체와 상대화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파제가 되어줌과 동시에, 성서를 통하여 오늘날의 현실에 하나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를 올바로 변증해줄 수 있는 해석의 방법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